캐나다(2013~ 현재 )/캐나다

캐나다 - 직장생활 6개월차 (용접)

serapeum 2017. 3. 27. 10:47




캐나다에서 직장 생활이 벌써 6개월을 넘기고 있네요. 이전에 제가 직장 생활을 한게 .... 20년도 전에 대학 졸업하고 유럽에 1년정도 나갔다와서 바로 취업을 해서 9개월 다닌게 전부였는데, 점점 그 기록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이였다면 쉽지 않은 경험일 겁니다. 남들 퇴직하는 나이에 전혀 기술도 없는 사람이 용접기술을 새로 배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는게 말입니다. 한국에서라면, 이 나이에는 그나마 용역회사를 통해야만 취업이 될것이고, 최저시급 받으며 불안불안 상황에서 이런저런 잡부역할만을 해야 했을겁니다.


물론, 저의 경우를 보면 운도 많이 따랐다고 해야되겠죠. 현실적으로 한국 이민 1세대가 베네핏이 있는 중견 캐나다 회사에 취업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거든요. (가장 중요한 인맥도 없고, 영어도 어버버 수준에, 나이는 50을 바라보고, 노안은 왔고, 체력이 뛰어나지도 못하고 ... 그렇다고 경력이나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면서... 그래서 스시집에서 영주권을 받으면 스시집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년이 넘는 시간을 이 회사에서 버티니,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고 있습니다. 3개월이 지나 시급도 오르고, 베네핏(치과,안과,약값 등등)도 시작됐고, 이름이 새겨진 정식 유니폼과 작업복도 지급받고 ... 물론, 아직은 잡일이 많지만, 어느 정도 용접기술도 배워서 그 수준에 맞는 공정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용접이라는게, 불꽃이 일어나고 바로 용접물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니까, 그 다음은 반복 숙달만 남더군요. 생각 밖으로 용접이라는 일에 매력을 느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빛을 내는 오랜지색의 쇳물을 만들어서, 일정한 높이, 일정한 방향,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철판들을 이어 붙이는 작업은 ... 아주 어렸을적, 본드(접착제)를 갖고 만들던 프라모델을 생각나게 하네요.... ^^


청정지역인 캐나다에서 쇳가루와 용접가스들로 오염된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어딘가 모순되 보이기는 하지만, 용접 자체만 보면, 그런 단점들을 넘어서는 매력이 있는 일인거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도 이놈의 역마살은 어쩔 수 없는지 .... 

요즘들어 왠지 다른 곳으로 떠나서 또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네요...

이거 참 제가 봐도 ....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