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peum의/학원(2012~2013)

학원 이야기 018

serapeum 2012. 11. 2. 15:06


씨크가이 2학년 전군

오늘도 숙제를 가져오지 않았다.

벌써 3일째.. !

버려진 숙제는 파일에 곱게 싸여

이 찬바람부는 어디선가 덜덜 떨며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을 거다...


- 야 이XX 주인놈아..! -

 

오늘은 아무래도 안 될 듯해서

전군을 바로 세웠다.


저 : 전군... 숙제 어디 갔어..?

전군 : (그런 소리 처음 듣는다는 듯, 화들짝 놀라는 액션을 섞으며) 숙제요..?

저 : 그래 숙제..!

전군 : (눈알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발뺌모드를 가동 중이다.) 모르겠는데요.

저 : 어제도 샘이 물어봤잖아..!

전군 : (발뺌모드 출력 최대치로 상승 중인 듯) 정말 모르는데요..

저: 그제께는 미술학원에 놓고 왔다고 했잖아..

전군 : (거의 과부하에 걸린 듯) ..저 .. 그게.. 어.. 그게..


가만 보고 있자니 이놈 과부하로 다운 될 듯하다.
그래도 바짝 몰아붙였다.


저 : 이제 기억나..?

전군 : 예.. 에.. 그게요..(시스템 다운 직전이다..)

저 : 저번에도 숙제를 6일 만에 찾아와서 혼났었지..
     그런데 또 그러네..? 안 되겠다. 이번엔 어머니한테 말씀 드려야겠다.

전군 : ......

저 : 숙제를 많이 준 것도 아닌데, 그걸 매번 잃어버리면 어쩌지..?
    

오늘은 이놈을 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막 몰아붙이는 동안 이놈은 꼼짝을 않고 서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난 잠시 승리감에 빠져있었는데..
그 순간 이놈은 시스템이 다운된 듯했다.

 

그러나 잠시 후,

 난 전군의 시스템 복원력에 패배를 인정하고야 말았다.

한참 훈계를 하곤 마지막 정리로 한마디 했다.

 

저 : 어떻게 생각해 전군..!
     공부하는 학생이 이러면 안 되겠지..?

 

작은 승리감에 도취해, 내가 방심한 바로 그 순간!
전군은 시스템 리부팅에 성공 했다.

그리곤 씨크하게 한마디 받아준다.


전군 :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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