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peum의/학원(2012~2013)

학원 이야기 015

serapeum 2012. 10. 29. 15:01

수학교실에 씨크가이 2학년 전군이 있다면,

영어교실에는....씰룩씰룩 2학년 이양이 있다.

 

이양은 원래 수학,영어 둘다 다녔던 아인데..
지금은 해법영어만 수강하고 있다.

이양은 학원을 인수하고 처음 얼굴을 마주 했을 때
수학교실에서 가장 스스럼없이
날 반겨주었던 아이다.

이양 : (얼굴을 디밀며) 샘.. 누규..?


하여간, 이 아이는 지금 해법수학을 하지 않는다.
수학을 그만 두기로 한 첫 날 학원 문을 힘차게 밀며
나에게 처음 한 행동이

이양 : (아주 신나서 우렁차게) 샘.. 오늘부터 수학 안 해요..!

저 : 그래.. ^^;


이양은 아직도 모르고 있지만,
사실 수학 그만두게 한 게... 바로 나다.

두 달 전 처음 봤을 때,

이양은 항상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자기 몸만한 책가방을 짊어지고
끙끙거리며 학원에 들어왔다.

더 놀라운 것은 종종 책상에 머리를 대고
자기도 하고.. (그래도 졸진 않는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물어봤다.

저 : 이양아..? 너 학원 몇 개 다니니..?

이양 : (입술을 씰룩씰룩) 음.. 수학하고요..
      영어.. 피아노.. 논술.. 이렇게 다니는데요..

저 : ..........(할 말이 없음)......


나도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날로 해법영어 원장님과 상의를 했다.


며칠후,

이양의 어머니가 상담을 오셨을 때,
이양을 당분간 수학만이라도 그만두게
하시라고 말씀 드렸다.

 

이양의 어머니,
처음에는 수강을 멈추라는 말에 당황 하셨는데,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니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가 조성 됐고,
이양은 그렇게 수학을 그만두게 됐다.

그런 인연으로 학원아이들 중에서
이양은 더 친근함을 느끼는 아이다.
때문에 종종 농담을 던지기도하며 지내는데...

 

며칠 전 수학교실에 왔길래, 한마디 날렸다.

저 : 너 우리 집에 왜 왔어..?

이양 : (입술을 씰룩씰룩) 내 맘이에요..!


그리곤 .... 영어교실

이양 : (입술을 씰룩씰룩) 샘..? 수학교실이 수학샘 집이에요 .?

영어샘 : (웃으며..)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

그러자 이양... 입술 씰룩거리던 것도 멈추고
놀란 눈이 되서 한마디 한다.
 

이양 : 앵..? 그럼 수학샘은 학원에서 먹고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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