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빠릿한 자세, 6학년 콧수염 이군..!
아직도 곱셈구구 8단이 아리송한
씨크가이 2학년 전군과 경쟁적으로
진도 2-3단계를 넘나들지만,
그 자세와 기개만큼은 누가 뭐래도 8단계다.
우리 6학년 콧수염 이군 ...
며칠 전 원기둥을 시작했다.
원리쏙쏙을 우선 읽어보라고 보냈더니
돌아서자마자 바람같이 돌아와서 다 읽었단다.
그래서 이번엔 해법계산을 쥐어주곤
"꼼꼼히 풀어봐라"라고 보냈다.
물론 이번에도 홍길동처럼 날아든다.
그러면서, 책 첫부분 개념설명을 가리키며
씩씩하게 한마디...
"선생님.. 이것 보다 쉬운 방법
없을까요..? "
책을 보니.. 고민이
많았나보다..
1번 문제가 연필 자국에 묻혀서
보이지 않을 정도다.
1번 문제만 시커메진 해법계산책을
들고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이군..
어쩌지.. 이놈을...???
그 순간 야구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 (이군을 옆에 앉혔다.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군아..? 수학이나 야구나
마찬가지야..
이군 : (눈만
깜박인다..)
저 : 너도 알거야.. ! 야구에서도
보면..
공을 잘 치는 쉬운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잖아..
이군 : (역시 눈만
깜빡인다..)
저 : 누구든지 처음부터 공을 잘 치는 거
아니지..
날 때부터 방망이 들고 돌아다닌 거
아니거든..
때문에 공을 잘 치기 위해서 계속 연습에 연습을
하는 거지...
이군 : (눈이 살짝 풀린 듯.. 눈만
깜빡인다..)
저 :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마침내 공을 잘
치게 되면..
그 때 방망이로 공을 잘 치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거지.
이군 : (거의 혼미해진 듯.. 눈만 깜빡인다..)
저 : 수학도 마찬가지야.. 처음엔 잘
모르겠고
힘들지만.. 꾸준히 연습을
하다보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거야.. 알겠지..
이군아..?
이군 : (거의 죽은듯 ... 눈만
깜빡인다.)
저 : 이군아..? 선생님 이야기
이해가지..?
이군은 이야기가 끝났다고
느꼈는지..
그제야 동공이 모아지면서 자세를 빠릿하게 다잡았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술을 삐쭉 내밀면서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과
콧수염난 사슴같은 눈망울로 날 바라봤다.
그리곤 빠릿한 6학년 콧수염 이군의
한마디..
이군 : 전
투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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