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화 환율이 1달러당 1,100원대로 진입하자 해외 여행객들이 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 시내에 나가보면 한 달 전과는 다르게 한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옷차림을 보면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이 구별이 된다는 겁니다. 중국인들은 현지의 화교와 본토의 관광객들이 또 구별이 되구요.. ^^ ; 구체적인 구별법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깁니다.
그런데 그 환율이 저번 주에 망가졌더군요.. 계속 이런 분위기라면, 한동안 또 관광객이 줄어들겠네요..
그나저나 저번 주 전세계 증시가 그리스 금융위기 우려로 2년전 리먼브러더스 파산때를 연상시킬 정도로 흔들리더군요. 다우의 경우는 30분간 1000포인트 하락이라는 진풍경을 만들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다우의 일일주가차트를 보고는 누가 숫자를 잘못 입력했나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곳들의 자료들을 확인을 해보니 그게 맞는 자료더군요.. -- ; 그 정도의 변동성이 나온것을 보면 정말 대공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거라봐도 무방할듯 하네요.
87년도 10월에 있었던 22.6% 폭락처럼 시장이 당일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30분 10% 하락투매는 당시를 연상시킬만큼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듯 합니다.
더 자세한 급락의 원인은 시간을 두고 봐야 하지만 제 생각에는 컴퓨터의 자동매매 기능이 불러온 사고라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선물시스템의 경우 거래량의 75% 이상이 컴퓨터 시스템에 의한 자동매매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설정밴드를 벗어난 주문이 폭주하면 상방이든 하방이든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는데, 지금의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은 그 속도가 0.001초를 다투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P&G에 대한 짧은 시간, 대량의 현물매도주문이 선물시장과 연결된 시스템매매를 건드렸고 그렇게 발생한 갑작스러운 대량의 선물 매도주문은 다시 현물시장의 매도주문을 부르는 연쇄작용이 일어난겁니다. 이 모든 반응이 완성된 시간은 불과 몇 분 정도 였을겁니다. 그리고는 지수가 자유낙하를 하다가 역시 그와 반대되는 매매시스템들의 반발 선물매수주문이 커지면서 상당폭 반등으로 그 날의 장은 마감이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겠죠... 지금 중요한 것은 그 이유가 된 유럽 입니다. 유럽이 EU체제의 손상 없이 그리스와 남부 유럽 여러나라들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게 문젭니다. 그런데 주위의 평가들은 그리 밝은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는듯 합니다.
가장 신뢰가 가는 평가는 지난 40여년간 세계적으로 신용이 너무 과도하게 팽창됐다는 겁니다. 극에 달한 과도한 신용의 팽창이 이제 수축작용을 시작했기 때문에 적절히 그 작용을 막을 방법이 더 이상 없다는 겁니다.
가장 확실한 예는 일본 입니다. 85년 9월의 프라자합의 이후 신용의 급격한 팽창이 가져온 신용수축의 사례입니다. 일본은 90년부터 시작된 신용수축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먼소린가 하실텐데요.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신용팽창이란 대출을 계속해주는 겁니다. 자본주의 화폐경제의 본질은 이 대출에 있기 때문에 신용은 자본주의 화폐경제를 키워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겁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팽창은 화폐의 수량과 정확히 비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경제는 지속적인 화폐의 공급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화폐의 공급은 그냥 중앙은행 인쇄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신용을 바탕으로한 대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 대출은 말 그대로 모든 금융기관의 수익과 직결됩니다. 그런 이유로 그 동안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 모든 금융기관들은 신용을 창출시키기 위한 무한경쟁을 벌려 왔습니다. 신용있는 곳에 대출이 있고 대출이 있는 곳에서 금융기관의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금융기관들은 통화량을 바탕으로한 신용카드, 각 종 할부, 모기지대출, 선물, 옵션, 워런티, 유동화 증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등 이름도 다양하고 이해하기도 힘든 수 만 가지 방법들을 고안하여 신용을 만들어 왔던겁니다. 그 덕에 한동안 호황이라는 단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런 많은 신용기제들은 본질적으로 미래의 신용을 현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들입니다. 다시말해서 우리 아이들의 신용을 현재로 빌려온 겁니다. 물론 현란한 현대의 첨단금융 이론상으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미래의 신용은 충분히 되갚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안전한 방법들이라고 선전되고 이용된 겁니다.(서브-프라임 처럼)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론상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이론상에서는 시간이라는 변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까..?
정답은 불가능입니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그 유명한 LTCM의 파산은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때문에 현재의 금융위기가 발생한 겁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미래의 신용을 빌려 왔습니다. 그 대가를 지금 치루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그리스의 신용이 떨어졌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이 그리스를 기다려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는 이론적으로 계속 팽창을 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다면 미래로부터 차용한 신용을 갚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 그리스는 시간이 없습니다.
대출이 적당한 레버러지를 일으키는 정도로 적절히 관리된다면 그 대출은 선(善)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를 벗어난 대출은 악(惡)이 되고 마는 겁니다. 그 악의 상황이 빚이 빚을 부르는 상황인겁니다. 지금 그리스는 빚으로도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와 있는겁니다.
그럼 한국의 경제는 어떨까요..?
현재 개인재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불패신화는 지속가능 할까요.. ?
이론상으로 시간만 기다려 준다면 부동산은 무한상승이 가능할 겁니다. 대출을 받아 구입한 아파트 가격이 대출금을 갚고도 남을 만큼 상승할 때까지 금융기관에서 기다려 주기만 한다면, 한국의 아파트가격은 전 우주를 매입할 수 있을 만큼 상승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저라도 당장 은행에 달려가서 최대한 대출에 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수 십채 구입할 겁니다. 그러나 모두들 아시다시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깁니다.
한국의 아파트 가격도 팽창을 하고 수축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이 팽창과정일까요? 수축과정일까요?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 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인 수축과정에 들어가게 되면, 그 고통은 IMF에 비할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전 정부에서 가까스로 막아온 과도한 신용팽창을 이번 정부에서 완전히 풀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와 같이 흐리멍텅한 사람들의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그 고통을 또 한 번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 아니 믿고 싶은거라고 해야겠지요.. ^^ ; )
하여간 인간의 역사는 항상 우상향의 역사였으니 천재지변으로 인한 멸망이 있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위기도 결국에는 이겨낼 겁니다. 물론 그 결국이 언제가 되냐가 중요하겠지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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