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힘차게 문을 열고 그놈이 들어선다.
원래 표정이 그런 건지, 공부하러 학원에 오는 게 싫은 건지
왼쪽 입 꼬리에 잔득 힘이 들어간 썩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 씨크하게 인사를 날린다.
바인더를 집어 들고는 언제나 그렇듯 고무줄을 두 번 튕겨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짜식의 그런 행동이... 나름.. 멋스럽다.
물론, 내 앉은키랑 키가 비슷해서 모양이 좀 빠지긴 하지만...
그놈 : (당당하게) 3시에 가야 되요.
저 : (의심스런 표정으로) 왜?
그놈 : (약간 당당하게) 엄마가
데리러올거에요.
저 : (그래도 의심스런 표정으로) 구래... 그런데
숙제는?
그놈 : (흠칫 놀라는 헐리우드급 표정연기와 함께) 아.. 깜빡
했어요.
저 : (상당히 의심스런 표정으로) 하긴
다했니?
그놈 : (속고만 살았냐는 표정으로)
예...
저 : (그래 속고만 살았다는 표정으로) 정말? 그럼 가져와
볼까?
그놈 : (급당황한 표정으로) 아니... 저.. 하나는
못했어요....
저 : (일자 눈썹표정으로) 구래.. 알았다.... 자,
외워!
저번 주에 등장한 초등학교 2학년 전 모군....
벌써 스웨터를 입고 나타나서 덥다고 설레발도 칠 줄 아는 그놈은
아직 곱셈구구를 못 끝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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