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2009~2010)/뉴질랜드

뉴질랜드 생활이야기 - 이발을 했습니다.

serapeum 2010. 1. 15. 00:10

2010년도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네요... 시간 정말 빠르네요... -..- ;

요즘은 이곳이 계절적으로 여름이라고 하는데 반바지 입기가 어렵습니다...

추워서요.... 분위기 파악 잘 못하고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나다니면 감기 걸리기 딱 좋습니다.

 

엇그제 미용실에 가서 처음 이발을 했습니다. 미용사분이 생각보다 연세가 있으시더군요.

나이가 많으신 분이라 처음에는 여기서 내 모양이 살아날까..하는 걱정이 좀 있었습니다.

제 머리통 모양이 그 시절 대부분의 분들이 그렇겠지만...

뒤판이 평평하고 양옆으로 돌출이된 모양이라 신경써서 자르지 않으면

헤어스타일이 참 거시기한 모양이 나옵니다.....

(그 때는 일부러 아기들 머리모양을 이렇게 했다죠.. 이게 잘 생긴거라고.. ^^ ; ) 

 

그래서 좀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머 다른 대안이 있는 것이 아닌지라

그냥 맡겼습니다...그런데 결과가 생각보다 좋더군요...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 양 옆쪽이 좀 튀어나온 두상이라고 말씀 드렸더니

알아서 잘 깍아주시더군요... 미용실 서비스비용도 $10이라 저렴했습니다.

머리를 감겨주지는 않지만 가격만 보면 한국보다 싸더군요... ^^ ;

 

이발을 하시면서 미용사분이 처음보는 얼굴이라고 언제 왔냐고 물어보셔서

5개월정도 됐다고 했더니 ... " 뉴질랜드 어때요..? " 하시더군요...

그래서 마눌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는 생각보다 별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고개를 끄떡끄떡 하시며 " 하긴 남자들은 재미없는 나라지.. " 하시네요.. ^^ ;

 

제가 생각하기에도 담배에 음주가무를 즐기는 남성분들에게는 정말 지루한 나랍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밤에 잘 돌아다니지 않고, 담배와 술을 안하니 별로 그런걸 모르겠는데

잘 놀던 분들은 정말 심심해서 미치더군요... (그래서 그 양반들 낚시를 많이들 합니다..^^ ;)

 

그 분의 연세가 얼만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랜 세월 그 일을 하신듯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무릎이 많이 좋지 않은듯 했습니다.

처음에는 서서 이발을 하시다. 잔털 마무리할 쯤에는 옆에 의자를 당겨와 앉아서 하시더군요.

 

언제가 들은 이야기로 이곳에서 몇십년간 미용일로 돈을 많이 버신

알바니쪽의 어떤 아주머니도 관절염 때문에 무릎이 심하게 나빠지셨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그 분들에 비하면, 전 참 늘어진 팔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월이 지나 몸은 아프게 됐지만, 나이가 있어도 자신의 일을 갖을 수 있는 

좋은 기술을 갖고 계시는 것이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큰 힘이 됐겠죠.....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그 분을 찾게될진 모르겠지만,

제가 떠나기 전까지는 계속 일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