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목요일, 금요일 마눌님이 드디어 일을 나갔습니다.
비록 이틀이지만, 지금껏 살면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청소 아르바이트를 나갔습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쇼핑센터의 쇼케이스 청소일입니다.
물론, 계속하는 일은 아니고 그 곳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던
아는 분이 며칠만 급하게 사람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와서 나간겁니다.
주된 일은 냉장칸에 얼룩 제거랍니다.
그 쇼핑몰에 위생검사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준비하는 일로
청소를 대대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첫째날은 마눌님이 집에 돌아와서는 하는말이
일을 배우느라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서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 몸은 좀 피곤하다고 하더군요.
하긴 지금껏 집에서만 곱게 살아온 몸인데 청소일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도 즐거워하는 것이 외국에 나와서 자기 힘으로 직접 돈을 번다는 것이 좋았나 봅니다.
일은 할만하다고 하더군요....
동료들도 다 나이가 많이 어려서 대하기가 오히려 편하다네요.
동료들이 그러는데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하더랍니다.
이런 일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보여주기 위한 의미도 있기 때문에
너무 빨리 일을 끝내면 그것도 문제가 있을수 있다고 하더랍니다.
하여간 첫날은 그렇게 지나고,
둘째날은 어느 정도 일이 몸에 익숙해지니 몸도 덜 피곤하다고 하더군요.
단순히 얼룩을 지우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적응이 된듯합니다.
그렇게 그 날 일을 이야기 하던중에 어떤 키위할머니가 자신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일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종종 이런저런 말을 건답니다.)
유니폼 입고 열심히 진열대에 생긴 찌든 얼룩을 제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키위 할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하더랍니다.
" 당신 좋은 직업을 가졌다 " ....
그 순간 이 나라에서는 이런 일을 해도 무시하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일을 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만약에 한국의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곳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런 직업이 좋은 직업이라고 이야기해주는 일이
가능하기나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하여간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러면서 정말 이 나라는 직업에 귀천이 없는 나라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답니다.
그리고 시간당 지불되는 인건비도 $10정도 되니,
하루에 5시간정도 일을 하니까 일당이 $50 정도 된답니다.
때문에 여기서는 이런 일을 결코 우습게 생각할 수 없을거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일을 하루에 12시간이상씩 해도
월 급여가 100만원정도라고하니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합니다.
시간당으로 치면 최저임금 4,000원도 안되는 정도니까요... -..- ;
하여간, 그러다 제가 대화 마지막에 한마디 했습니다.
" 그런데, 영어 잘하네... 쉬운 말이 아니었을텐데..
키위 할머니 말도 알아듣고.. 그 할머니가 어떻게 말했는데..?? "
그러자 마눌님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답해주더군요.
" Good Job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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