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딸아이와 제가 산책을 나갔다 집에 와서 좀 씻고,
요즘 가열차게 시작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
집사람이 저에게 조용히 그러더군요. 딸아이가 오늘을 일요일로 알아서 내일 학교갈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사람이 딸아이에게 오늘은 토요일이고 내일은 일요일이라고 알려줬더
니.. 딸아이가 내일 학교를 못가는 것에 실망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분명 토요일이고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이여서 집에 있었는데,
딸아이가 오늘은 일요일로 착각을 한 것이 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딸아이가 요일은 헷갈려하면서까지 학교를 하루라도 더 갈려고 한
다는 사실입니다. 저번 학년까지만 해도 학교를 가기 싫어서 꾀도 부리던 아이였는데 ...
무엇 때문에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여기는 여전히 한국입니다. 일기도 매일 써야하고, 숙제는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친구들도
항상 그 아이들 그대로구요. 전학을 간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학교를 스스로 가고 싶어하면서
일어나는 시간도 빨라지고, 지각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해답은 간단하더군요..
집사람 말이 딸아이가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수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고보니 사실 그동안은 교실 밖으로 나가서 마음껏 뛰어놀 수가 없었답니다.
이유야 있었겠지만, 항상 교실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교실에서만 생활하도록 선생님들이
지도를 했다는군요.
그런데 요번 학년들어서 만난 새담임선생님은 점심시간에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내보낸다고 합니다. 뛰어 놀라고 ....
점심식사 후, 약 20여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같은 반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맛에 딸아이가 처음으로 학교를 좋아하기 시작했답니다.
요번에는 딸아이가 정말 아이들이 원하는 걸 잘 아는 선생님을 만난듯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순간 왠지 딸아이를 위해, 이 나라를 떠나려던 생각이 잠시 흐려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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