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거기서 거기다
캐나다 영주권(PR) 자격을 얻어서 랜딩을 한지도 근 6개월이 됩니다. 지금은 한국에 잠깐 들어와서 한 달간의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병원도 다니고 일가친척들께 인사도 다니고 지인들도 방문하고 ... 그런데 주된 일과는 요즘 한국의 여름날씨가 너무 더워서 거의 매일 동네커피숍에 앉아서 더위를 피하는 겁니다. 이건 코타키나발루에서 하던 건데 ...
영주권을 받기 위해 2년 1개월 동안 일하고, 마무리로 5개월 정도 일을 더 하고 이제는 캐나다에서 쉬엄쉬엄 살아갈 궁리만 하고 이민에 관한 글을 작성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 지금의 너무 무료한 상황 때문에 오지랖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다시 이렇게 자판을 두두리고 있습니다.
어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아주머니 세 분(A,B,C)이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시더군요. 내용은 "아이를 위해서 해외에서 기러기 가족으로 살아가기 ....!" A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분이셨습니다. 당연히 문제는 체류자격과 비용문제인데 .....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기러기 아빠.. B는 아이를 위해서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남자가 너무 불쌍하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가지 못하면 안가느니만 못하다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C는 아이들은 한국에서도 잘 살거다. 부모님과 형제들 두고 어딜가냐 .... 세 분이 서로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열변을 토하는데, 결코 접점이 없는 대화의 연속이더군요.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느낀 것은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분들이 제가 나갈때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겁니다. 그 만큼 한국사회가 더 막막해지졌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하긴 제가 예상했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한국사회가 망가져가는 듯해서 안타깝기는 했습니다. 전에는 분노를 느끼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 글쎄요 ... 그냥 안타까운 정도 ... 그렇네요.
하여간,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어디나 다 사람들이 사는 것은 거기서 거기다."
위의 A의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분은 저 역시 일정부분 동의하지만, 그 곳들이 그렇게까지 환상적인 유토피아는 아니라는 겁니다. 한 가족이 십여년을 떨어져지낼 만큼은 말입니다. C의 의견처럼 부모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부담 때문에 원하는 이민을 주저한다면 그 또한 동의하기쉽지 않은 주장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부모님의 삶에 자신 삶을 귀속시킬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신의 삶에 자녀의 삶을 귀속시키지 말아야 될겁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이제는 과거와 같은 거리로 인한 관계의 단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거리를 명분으로한 의도된 단절이면 몰라도.)
이제 B의 의견이 남는데, 그나마 그 분의 의견에 저는 지지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7년의 기간동안 뉴질랜드,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등을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이유야 어찌됐든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글은 이 정도에서 마치고, 다음에 시간이 나면 그저 막연하기만한 한국의 생활과 해외생활이 어떤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제는 글쓰는 관점이 영주권을 얻기 전에서 영주권을 받은 이후의 삶에 대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것 같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