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 주차요금
코타키나발루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은 자동차 입니다. 당장 집밖에 한발자국만 나서도 자동차 없이는 어디도 움직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딜 가나 항상 주차장은 차들로 빈틈이 없고 주차라인 밖으로도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주차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건물내부의 주차장과 건물외부의 주차장입니다. 건물내부의 주차장은 쇼핑센터나 일반 주거용 아파트 등에 있는 주차장으로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주차요금을 그 자리에서 계산하거나 출입증을 이용하여 출입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차단기가 존재하지 않는 일반 주차장의 경우는 주차요금계산이 우리와는 좀 다르게 이뤄집니다. 이 글을 그와 관련한 겁니다.
도로나 쇼핑몰, 상가단지 등에 가면, 도로바닥에서 노란색이나 하얀색으로 그려진 주차라인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 차를 세워두고 일을 보고 나오면, (어느 때는 없기도 하지만) 차 앞 유리에 주차요금표가 붙어있을 겁니다.
앞 유리에 주차요금표가 있는 경우는 주차요금표를 발부하는 직원이 왔던 것이고, 없는 경우는 아직 오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것은 일정한 시간을 두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직원이 그쪽을 지나갈 때까지 차를 주차라인에 세워뒀냐 아니냐의 차이 입니다.
이건 그냥 운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1시간을 세워두고도 주차요금을 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주차요금을 지불하는 방법도 좀 다릅니다. 일을 마치고 떠날 때, 바로 주차요금징수 일을 하는 직원을 만나면 간단하게 처리되는 일이지만, 그 직원이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처음엔 누구든 이 요금표를 받아들곤 난감함을 느끼게 됩니다. 왜냐하면, 빨리 차를 빼서 떠나야 하는데 주차요금을 받아줄 사람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주차요금을 받아줄 사람이나, 사무실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직원을 기다릴 필요 없이, 그냥 그 자리를 떠나도 됩니다. 단, 주차요금표는 잘 챙겨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미납된 주차요금은 다음번에 시내에 나왔을 때,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수건과 모자를 머리에 쓴 주차요금징수 직원(여성)을 만나게 되면 그 때 지불하면 됩니다.
그건 장소와 사람에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어, 며칠 전에 다마이 포인트에서 주차하고 받은 주차요금표를 며칠 후에 시티 HSBC앞에 차를 주차시키면서 그 곳 주차요금징수 직원을 만나서 그 사람에게 보여주고 지난번 주차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겁니다.
처음엔 좀 이상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에서 지내다보니 이것도 나름 편안하고 합리적인 듯합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면, 주차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하는 궁금증이 쌀짝 들 텐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다 내야 됩니다. 그것도 몇 배로 불어나서..-..-
차가 많은 중심가는 30분에 25 cen(0.25 링깃)으로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할증이 됩니다. 차가 적은 지역의 경우 1시간에 55 cen부터 시작되며 할증되지 않기도 합니다. 여기도 지역에 따라 요금이 다른데요. 사진의 주차요금표는 번화가의 할증구역에서 받은 요금표입니다. 날짜와 주차시간은 펀치방식으로 구멍을 만들어 표시하게 됩니다. 주차요금 징수 여성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수동으로 체크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요금은 반드시 공휴일을 포함해서 3주(21일)내에 직원을 만나서 지불해야 됩니다. 만약 21일이 지나서 내는 경우, 벌금으로 5링깃을 지불해야합니다. 뒤늦게 직원을 만서서 21일이 지나 지불하겠다고 하면, 요금표에 뚫린 구멍의 날짜를 칼 같이 체크해서 달라고 할 겁니다.
자! 그럼 21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서도 내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0.25 링깃은 "70링깃"으로 불어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걸 누가 막 달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모르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을 텐데요. 그런데 그걸 알게 되는 때가 있는데 그게 언젠가 하면.. 차의 명의를 변경하는 시점입니다.
면허증 발급과 차량등록을 하는 JPJ와 가까운 동공원시장 근처의 관리사무실에 가면 미납된 주차요금을 전산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차요금을 미납하면, 기간에 상관없이 일 회당 70링깃을 지불해야 됩니다.
조그만 종이쪼가리에 대충 흘려 적은 차번호를 보면서 한국의 그냥 동네 주차장 요금표 같다는 생각할 수가 있는데, 실제로는 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요금표입니다. 손으로 적어온 모든 주차기록과 요금, 정산기록들이 전산으로 잘 정리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차를 팔려면 다 정산해야 됩니다. (물론, 구매자가 체크하지 않으면 모를수도 있겠지만..-..- )
하여간 주차요금표 잃어버리지 마시고, 수건과 모자를 머리에 쓴 푸른색 유니폼 입은 아주머니 보이면 쫒아가서 얼마하지 않는 주차요금 그냥 바로바로 내세요..^^
*TIP - 주차라인 밖에 차를 세우는 경우는 주차요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