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peum의/책

동물농장 ( 조지 오웰 )

serapeum 2010. 10. 17. 00:48

 

       지배와 피지배, 탐욕과 무지

 

 

사회변혁에 대한 젊은 시절의 낭만적 객기가 이제는 다 사라졌다고 해도 별로 부끄럽지도 않은 나이가 되어 “동물농장”을 읽었다. 중학교 시절 전체주의의 공포를 알려준, “1984년”을 쓴 조지 오웰의 소설이기에 지금껏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 듯하다.

 

“동물농장”의 우화는 과거에도 있어왔고, 현재에도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진행형의 문제이다. 역사를 보면, 어느 사회건 지배 집단에 대한  피지배 집단의 혁명은 있어왔고, 성공한 혁명은 또 다른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만들어왔다. 그것은 또 다른 혁명을 부르지만 그 결과 역시 별로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정치사를 봐도, 오웰의 우화는 인간 세상 어디에서나 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필연적인 모습임을 알 수 있다. 4.19혁명의 주도세력이 국민을 죽이고 들어선 5공화국의 정치세력이 되고, 6.3한일수교반대운동과 5공화국 당시의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주도 세력이 역대 최고의 꼴통수구 집단으로 분류되는 집권당의 지도부가 된 것을 보면 그것은 더욱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진정한 사회주의 공동체는 불가능한 것인가? 오웰은 움직이는 행동가였지만, 그의 우화는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탐욕과 무지”는 항상 지배와 피지배를 만들기 때문이다. 무소유를 궁극의 목표로 주장하는 종교인들조차도 재산권을 두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그 “탐욕과 무지”라는 것은 인간이 이겨내기 불가능한 천형인지도 모르겠다.

 

P. 123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